육아휴직급여는 지금까지 실업급여와 같은 주머니에서 나왔습니다. 그 주머니가 비어 가자 정부가 육아휴직급여를 따로 떼어 새 계정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9월 1일 고용보험위원회에서 심의한 고용보험 제도개편 방안입니다. 왜 손보는 것인지, 보험료는 얼마나 오르는지, 받는 돈은 그대로인지 정리했습니다.

육아휴직급여가 2028년부터 별도 계정에서 나온다는 것을 적은 그림

고용보험 곳간이 비어 가는 까닭

모성보호급여 지출이 2022년 2.1조원에서 2025년 4.3조원으로 늘어난 것을 견준 그림

먼저 숫자부터 보겠습니다. 모성보호급여로 나간 돈이 3년 만에 두 배가 됐습니다.

연도모성보호급여 지출
2022년2조 1천억원
2025년4조 3천억원

쓰는 사람이 늘어서입니다. 2025년 육아휴직급여를 받은 사람은 18만 4천명으로 한 해 전보다 39.1% 늘었습니다. 남성만 따지면 6만 7천명, 60.7% 늘었습니다.

제도가 자리를 잡은 것은 좋은 일입니다. 같은 기간 여성고용률은 61.4%에서 63.0%로, 합계출산율은 0.72명에서 0.8명으로 올라갔습니다.

문제는 이 돈이 나가는 자리입니다. 실업급여를 주는 주머니에서 같이 나갑니다.

실업급여 계정의 2025년 수입과 지출, 실제 적립금을 정리한 그림

그 주머니 사정이 이렇습니다.

구분2025년
들어온 돈15조 7천억원
나간 돈17조 4천억원
한 해 적자1조 8천억원
남은 적립금1조 8천억원
적립금 1조 8천억원이 전부가 아니다

이 적립금에는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빌려 온 7조 7천억원이 들어 있습니다.

빌린 돈을 빼면 실제 적립금은 마이너스 6조원입니다. 갚아야 할 돈이 가진 돈보다 많습니다.

육아휴직급여가 옮겨 갈 일가정 양립 계정

고용보험기금 계정이 둘에서 셋으로 늘어나는 것을 견준 그림

정부가 내놓은 답은 주머니를 하나 더 만드는 것입니다. 이름은 가칭 일가정 양립 계정이고, 생기는 때는 2028년입니다.

고용보험기금은 지금 계정이 둘입니다. 실업급여 계정과 고용안정 직업능력개발 계정입니다. 여기에 하나가 더 붙어 셋이 됩니다.

급여2028년부터 어디서 나오나
육아휴직급여일가정 양립 계정
출산전후휴가급여고용안정 직업능력개발 계정
실업급여실업급여 계정 그대로

출산전후휴가급여가 따로 가는 데는 까닭이 있습니다. 이 급여는 원래 사업주에게 줄 의무가 있는 돈이라 사업주 부담으로 돌아가는 계정에 넣었습니다.

노사가 9개월 동안 16번 모여 내놓은 결론입니다. 지난해 11월에 꾸린 고용보험 제도개선 티에프에서 나왔고, 발표 원문은 고용노동부 고용보험 제도개편 방안 보도자료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고용보험료율은 언제 얼마나 오르나

월급 300만원인 사람의 고용보험료가 2027년부터 3천원 오르는 것을 견준 그림

새 계정을 채울 돈은 노동자와 사업주와 정부가 나눠 냅니다. 보험료율이 오르는 때는 2027년입니다.

실업급여 계정 보험료율이 노동자와 사업주 각각 0.1%포인트 오릅니다. 지금 노동자가 내는 몫은 월급의 0.9%입니다.

월급지금2027년부터
300만원27,000원30,000원
400만원36,000원40,000원
500만원45,000원50,000원

월급 300만원이면 한 달에 3천원 더 냅니다. 4대사회보험 정보연계센터 모의계산으로 확인한 금액입니다.

정부도 냅니다. 2027년 일반회계에서 넣는 돈을 9천억원으로 늘립니다. 한 해 전보다 50% 많은 액수입니다.

더 오를 수도 있나

2028년에 계정이 생기면 실업급여 계정 보험료율 2.0% 가운데 얼마를 새 계정으로 넘길지 다시 논의합니다.

넘기는 방식이라 그 자리에서 또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모성보호급여가 얼마나 나가는지 보고 정하기로 해 지금은 비율이 안 정해졌습니다.

육아휴직급여 받는 금액은 그대로인가

궁금하실 부분입니다. 받는 돈을 깎는 내용은 이번 방안에 없습니다.

이번에 손보는 것은 돈이 나오는 자리와 그 돈을 어디서 채우느냐입니다. 육아휴직급여 상한액이나 지급 기간을 줄인다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정부도 모성보호에 대한 국가 책임을 키우겠다며 전입금을 늘리는 쪽으로 갔습니다. 노사 보험료 인상 폭을 최소한으로 하고 지원은 넓힌다는 것이 발표문에 적힌 방향입니다.

한국노총은 여기서 한발 더 나가 정부 재정을 더 넣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저출생 대응은 국가가 할 일인데 노사 보험료로 메우는 몫이 크다는 것입니다.

같이 바뀌는 실업급여 세 가지

고용보험 제도개편이 2026년부터 2029년까지 진행되는 순서를 적은 그림

계정을 나누는 것과 함께 실업급여도 손봅니다. 셋입니다.

무엇어떻게 바뀌나
구직급여 지급일주 7일에서 주 6일로. 무급휴일을 뺀다
상한액정액에서 하한액의 103%로 연동
조기재취업수당제외 기준을 월 574만원에서 월 300만원으로

지급일이 줄어드는 것은 1995년에 만든 계산법을 고치는 것입니다. 그때는 주 6일 근무가 흔해 임금과 구직급여 기준이 둘 다 7일이었는데, 2004년에 주 5일제가 들어온 뒤로 어긋난 채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최저임금을 받고 일할 때보다 구직급여가 더 많은 일이 생겼습니다. 지난해 10월 감사원도 이 점을 지적했습니다.

총액은 줄지 않는다

주 6일로 바뀌어도 총 지급액과 총 지급일수는 그대로입니다. 소정급여일수 120일에서 270일도 유지됩니다.

한 달에 손에 쥐는 돈이 줄어드는 대신 받는 기간이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고용보험을 받는 사람도 넓힙니다. 2027년 1월부터 보험설계사와 방과후학교 강사 등 4개 직종이 먼저 들어오고, 국세청에 소득을 신고하는 인적용역 사업소득자로 넓혀 갑니다.

정리하면

육아휴직급여는 2028년부터 가칭 일가정 양립 계정이라는 새 주머니에서 나옵니다. 지금까지 실업급여와 같은 계정에서 나갔는데, 모성보호급여 지출이 2022년 2조 1천억원에서 2025년 4조 3천억원으로 두 배가 되면서 그 계정이 버티지 못했습니다.

보험료율은 2027년에 노동자와 사업주 각각 0.1%포인트 오릅니다. 월급 300만원이면 한 달에 3천원입니다. 정부 전입금도 9천억원으로 50% 늘립니다.

받는 금액을 깎는 내용은 없습니다. 다만 실업급여는 지급 방식이 주 7일에서 주 6일로 바뀌고 조기재취업수당 제외 기준이 월 300만원으로 내려갑니다. 법 개정은 연내가 목표입니다.